고등어 태비 길 고양이 어미 잃은 새끼 고양이 마리
2023년 9월 14일 별같은 예쁜 고양이 마리가 내게로 왔다. 아직 눈도 뜨지 못한 고양이 새끼 한 마리를 구조했다. 전 날 비가 와서 웅덩이에 쫄딱 젖은 채 빼빼 울고 있는 새끼 고양이를 그냥 둘 수 없었다.
데려오자마자 분유를 사서 먹이기 시작했다.
이 글은 2023년 9월 20일에 올렸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2023년 9월 23일 새벽 어여쁜 마리는 고양이 별로 돌아갔다.
열흘간 품에 품고 젖병을 물리고, 똥오줌 받아 치우고...
내 50 평생 갓태어난 생명에게 젖을 물려본 적이 없었기에 너무도 소중했다.
지금 이 글을 다시 쓰는 날은 2023년 10월 1일.
고양이 별로 돌아가버린 마리가 여전히 그립다.
그녀를 잊지않기 위해 힘들지만 마리를 추억하며 글을 남겨 본다.
눈도 채 뜨지 못하고 내 주먹 반만 한 아이였던 마리.
아... 왜 이름이 마리냐면, 김말이 같아서 마리가 됐다.
와이프와 딸의 상심도 크다.
세상 천사같은 모습으로 자고 있는 마리... 태어난 지 2~3일도 안된 거 같은데 저 발톱조차 귀엽다.
어느새 내 냄새에 익숙해져서는 내 베개위에서도 편하게 잠들고, 저 조그마한 녀석이 내 체온을 찾아 내 팔에 온몸을 붙인 채 잠을 청한다.
처음에는 하악질하면서 경계하던 꼬미도 마음의 문을 열고 조금씩 마리에게 다가섰다. 마리가 오줌이나 똥을 쌌거나 자다 깨서 서럽게 울기 시작하면, 꼬미가 내게 알려주기도 했다.
살려고 살고싶어서 그토록 힘차게 젖병을 빨아대던 마리는 대견했다. 왜 갑자기 그렇게 가버린 것인지...
아내도 퇴근하고 오면 마리 먼저 살폈다. 처음에는 젖 떼는 대로 다른데 입양시키라던 사람이
"마리야~ 엄마야~ 엄마 냄새 기억해~"
이랬다.
마리가 떠나던 그날...아내는 마리의 마지막을 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 너무 슬펐을 테니...
일주일도 되지 않은 녀석이 많이 컸다. 처음엔 한 손을 다 채우지도 못하던 마리는 어느새 손바닥보다 커졌다.
눈을 언제 뜨려나 기대하던 나날이었는데...
갑자기 떠나기 전의 마리는 참 건강했다. 힘도 좋았고, 박스 옆의 작은 화분 받침에 올라서서 창틀에 올라 바깥소리에 귀 기울이기도 할 정도로 힘 좋았던 마리였다.
사랑해 마리야. 짧은 만남이었지만 난 처음이었단다.
새벽에 갑자기 우렁차게 울어서 집어 들면 저렇게 시원하게 오줌을 싸 재끼던 네 모습이 가슴에 사무치도록 그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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